며칠 전, 휴거에 대한 꿈을 꿨는데, 도널드 덕이 하늘에서 내려와서 나를 데리고 갔다.
파란 하늘, 흰 구름. 도널드 덕의 세일러 복, 흰구름으로 만든 것 같은 통통한 배와 꽁지. 휴거의 꿈에 엉뚱하게 왠 도널드 덕? 말하면 사람들이 웃겠지.
유튜브에서 클립 몇 개를 찾아보고 도널드의 매력에 또 다시 빠져들었다. 성질 급한 도널드. 귀여운 목소리로 콧노래를 부르며 부지런히 일을하거나 놀러갈 때 항상 방해꾼이 나타나 성질을 돋구면 행복한 장난꾸러기 표정이 순식간에 분노로 일그러져 방해꾼을 향해 돌진하는 도널드.
성질 급한 오리가 그를 대표하는 이미지이지만, 항상 잘해보려고 노력하고, 마음이 모질지 않고, 급하면 기도할 줄도, 부끄러워할 줄도 사랑에 빠질 줄도 아는 도널드. 처음 등장한 1934년 당시에는 디즈니에서 일하는 아티스트들에게 이런 캐릭터를 만들어낼 자유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옛날 드라마를 볼 때와 같은 향수와 슬픔같은 것이 느껴졌다.
“슬퍼하지 말고 하늘을 올려다봐. 나 아직 여기 있어!”라고 도널드가 말하는 듯 하다. 천국에 가면 정말 있을까? 그 귀여운 모습과 목소리를 듣고 만져볼 수도 있을까? 그러면 정말 좋겠다. 도널드도 미운 모습을 버리고 변화되어 이쁜 짓만 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