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을 사랑하지 않았다 바이런

나는 세상을 사랑하지 않았노라.
또한 세상도 나를 —
나는 그 역겨운 입김 밑에서
아부함이 없었고
그 우상 앞에서 나의 참을성 있는
무릎을 꿇은 일도 없었고
허황된 메아리를 숭배하여
소리 높여 외쳐 본 일도 없었노라.

나 설혹 속된 무리 속에 끼어 있어도
그들은 나를 저들처럼 대할 수는 없었노라.
나는 그들 속에 있어도
그들과 하나는 아니었노라.
그들은 가늠할 수도 없는
상념의 도포를 걸치고 있었기에
지금도 나는 의연히 홀로 서 있을 수 있을거다.

만일 내 마음 굴복하여
더럽힘을 받지 않았다면,
나는 세상을 사랑하지 않았노라.
또한 세상도 나를 —

우리 서로 선한 적으로
깨끗이 헤어지자.
세상은 나를 배신했어도
나는 믿으리라.

진실이 담긴 말과,
속임수를 모르는 희망과 자비로운 미덕,
시험에 들게 하는 함정을 짜놓을 줄 모르는 미덕이 있으리라는 것을

나는 믿노라.  나는 또한 믿고자 한다.
남의 슬픔을 진정으로 같이 울어 주는 자도 있고,
두 사람 아니 한 사람쯤은
그 겉과 속이 같은 이가 있고,
또한 선이란 이름뿐이 아니고,
행복이란 꿈만이 아닌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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