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에서
그릴 것을 찾아 둘러보다
포기하고
양말을 벗었다
미국이라고
자유롭게
데스크 위에 올려놓은 다리
그 위에 예술품인양
조명을 받으며 모습을 드러낸
나의 두 발
이쁘다!
자신의 몸과 처음 만나는 아가처럼
나의 낯선 발을 쳐다본다
얼굴은 세월에 무너졌어도
발은 곱네
직선과 직선이 교차하는 살벌한 세상에
원도 아니고 사각형도 아니고,
자로 쭈욱 그어버릴 수 없는
아름다운 선의 조각품
연필을 잡고 윤곽을 따라 그려보는데 잘 안된다.
대가의 한수를 따라하기가 힘겹다.
자랑도 생색냄도 없이 있는듯 없는듯 주어진 선물
만들어 놓고 그 분 보시기에 기쁘셨던가.
이런 발 가진 나는
소중한가
그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