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에서

그릴 것을 찾아 둘러보다

포기하고

양말을 벗었다

 

미국이라고

자유롭게

데스크 위에 올려놓은 다리

그 위에 예술품인양

조명을 받으며 모습을 드러낸

나의 두 발

이쁘다!

 

자신의 몸과 처음 만나는 아가처럼

나의 낯선 발을 쳐다본다

 

얼굴은 세월에 무너졌어도

발은 곱네

 

직선과 직선이 교차하는 살벌한 세상에

원도 아니고 사각형도 아니고,

자로 쭈욱 그어버릴 수 없는

아름다운 선의 조각품

 

연필을 잡고 윤곽을 따라 그려보는데 잘 안된다.

대가의 한수를 따라하기가 힘겹다.

 

자랑도 생색냄도 없이 있는듯 없는듯 주어진 선물

만들어 놓고 그 분 보시기에 기쁘셨던가.

이런 발 가진 나는

소중한가

그에게

IMG_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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