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소망

세상에 아버지가 없는 크리스마스를 처음 맞는다.

 

크리스마스 트리의 불들이 모두 꺼진 듯하다.

 

어릴 때 크리스마스 날 눈을 뜨면 머리맡에 놓여있던 두 개의 선물. 산타와 부모님의 선물.

 

11월이 되면 일찌감치, 아무리 바빠도 크리스마스 준비에 돌입해 집안을 트리와 온갖 장식으로 꾸미셨던 아빠. 박카스 상자에 금박지 입혀 교회를 만들고 종까지 만들어 넣으신 솜씨좋은 아빠.

 

크리스마스와 아빠를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가 없다.

 

오케스트라 무대에서 지휘하던 멋진 손을 낮춰 돌아가시기까지 열심히 봉사하고

잠자다 순하게 눈감으신 아름다운 뒷 모습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주고가신 선물이다.

 

세상적으로 성공하진 못하셨지만

 

깨끗한 하늘과 재미있는 동화 속 세상를 항상 열어주셨던 순수한 아빠

 

자신이 한소망이라 이름 지으신 교회의 아름다운 동산에 세상에서의 육신을 묻고 가셨다.

 

나도 천국에서 아빠를 만날 한 소망을 가지고 부지런히 따라 걸을 것이다.

 

세상의 성공이 아닌

아빠가 바라보고 걸으신 동화 속 세상을 향해.

그 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내 사랑. 나의 선물. 아빠를 향해

 

2016년 1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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