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년 10월 13일, 아버지를 보내고
슬픔도
축복이다.
상실의 아픔으로
일어나 앉게하고
그 시련으로
훈련시키고
허함으로
잃은 사랑을 찾아갈
길을 찾아보게 하고
그리움에
더 깊은 사랑하게 된다면
소중함이 각인된다면
비온 후
무지개 뜨고
해가 비치고
울어 맑아진 눈이
항상 거기에 있어왔던
좁은 그 길
드디어 보게된다면
내 사랑 찾아갈
그 길
찾게된다면
잠들지 말라고
일어나 일어나라고
외치는 소리
천지를 뒤엎는 지진이
내 일상의 안이함을 깨고
감은 눈을 뜨게 하여
길 끝에 입 벌리고 기다리는 낭떠러지
발견하게 한다면
그 위험을 피해갈 수 있다면
보게하는
듣게하는
찾게하는
슬픔은
나의 온 감각을 깨우며 울리는 경보
사는 날의 수를 세어보게 하고
생명의 축복을 절감하고
붙잡게 하는 쫒아가게 하는
길이 나게 하는
길을 만들어주는
그 사랑이 없으면
슬프지 않고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니
슬픔은
축복의 씨앗
행복한 만남으로의 초대
나 여기 있다고 여기 있다고
부르는 소리
흔들어 깨우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