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불통

 

어제 아침 갑자기 인터넷 접속이 않되어 마음이 다급해 졌었다.  이 지역에 outage가 있나 찾아봤더니 정상이라고 나온다. 인터넷 제공회사에 전화해서 알아봤더니 Auto Pay로 셋업해놓은 카드 결제가 않되어 끊어진 것이었다.  신분도용으로 인해 새 크레딧 카드를 받고나서 새 번호로 업데이트하지 않은 탓이었다.  새 카드번호를 알려주고 몇 분 후에 금방 인터넷 연결이 되었다.

쉽게 문제가 해결되어 안심하면서도 그동안 물이나 전기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해온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요구되는 것을 준수하지 않으면 다음 버전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다는 공식 발표가 생각나서 였다.

1993년 말, 정부 기관에서 일할 때 상관의 지시로 이제 막 도래한 인터넷을 주정부 기관장들에게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을 했었다.  준비를 위해 인터넷을 소개하는 책을 여러 권 사서 읽었는데, CERN, DARPA 등이 등장하는 인터넷의 유래에 대한 설명이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모두 같아서 누군가 스크립트를 돌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레젠테이션 배경을 World Wide Web의 웹처럼 거미줄 모양으로 만들며, 왠지 어두운 느낌이 들었다.  그 때는 모든 책들에 소개된 대로 인터넷이 모두에게 무상으로 제공되고, 상업활동은 전혀 할 수가 없고 부도덕하거나 폭력적인 컨텐츠 등의 포스팅이 금지되어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고, 개인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도 철저히 보호되도록 정부에서 관리 감독을 한다고 소개 했었다.

지금은 그 때 약속되었던 것들은 모두 깨어졌는데 그 중간 과정에서 net neutrality라는 제도를 도입하여 무장해제 시키고 그 제도도 없애서 이제는 세력이 있는 개인과 조직이 마음대로 조종하는 시스템이 되었다.

브라우저 데모를 하다가 “커넥트”가  않되어 그냥 하얀 백지 스크린이 나오면 참석자들이 모두 웃었었다.  컴퓨터 화면에서 먼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는 개념이 마술 거울에 들어가는 것처럼 신기하고 이상한 경험이었다. 그 후 인터넷은 자연스럽게 우리 모두의 생활의 일부가 되어왔는데,  access denied가 되어 그 때처럼 하얀 백지 스크린을 쳐다보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거대한 거미줄 시스템에 “커넥트” 되어 사물화 되고 통제되는 상황에서 비자발적으로 나마 나오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 그러한 상황이 오든 안 오든 몇 분간의 불편함을 겪으며 그 가능성과 나 자신의 의존성에 대해 깨닫게 된 것도 감사하다. 

* “The Hebrew and Greek alphabet does not have separate characters or alphabets for numbers and letters. Letters are also used as numbers. So each letter is a numerical value.

The Hebrew equivalent of our “w” is the letter “vav” or “waw”. The numerical value of vav is 6. So the English “www” transliterated into Hebrew is “vav vav vav”, which numerically is 666.”

 

This entry was posted in 블로그. Bookmark the perma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