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생신이다.
7이 세 번 들어간 날.
아버지는 성경에 의하면 7이 완전 숫자라고 좋아하셨고, 당신의 생일에 7이 2 번이나 들어있어 럭키하다는 말씀을 종종 하셨었다.
작년 2016년 10월 13일에 돌아가신 아버지. 777의 날인 오늘 드는 생각이 아버지는 불완전한 이 세상을 떠나 완전한 세상에 들어가셨다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가 사셨던 노인 아파트의 방 번호가 223인데 숫자를 합하면 7이라고 하셨던 아버지. 돌아가신 병실에 입원하시면서, 병실 번호도 223임을 주지하셨다.
돌아가시고 얼마 후 남편과 휴스턴에 출장을 갔다. 내가 싫어하는 다단계 회사 컨퍼런스에서 동시통역을 했다. 무대에 목사라는 사람까지 등장해 성경 귀절을 인용해가며 사람들을 선동하는 걸 통역해야 했고 머물렀던 4성 호텔도 인터넷 서비스에 주차까지 각각 따로 비용을 청구하고 불편하기만 했다. 다시는 이런 일 안한다고 다짐하며 사흘의 일정을 마쳤다.
집에 가기 전 하루 더 쉬어가려고 레지던스 인 호텔을 찾아갔다. 아침식사 부페가 제공되고 키친 시설이 되어있어 우리가 애용하는 호텔이다. 호텔 주차장에 차를 파킹하면서 왠지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꼈다. 커다란 흰 꽃나무를 보며 신선한 봄날을 연상했다.
체크인 하고 키 카드를 받은 방이 223호! 멍청한 나는 그냥 223? 하고 뭔가 익숙한거 같아 잠시 눈여겨 보고 방으로 향하는데 남편이 “Did you notice the room number?” 한다. 그때가 “아!” 하고 놀랐다. 방에 들어가니 뮤지션인 아버지의 방인듯 한 액자들이 벽에 걸려있었다.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7남매의 맏딸 리젤 역할을 했던 배우도 2016년에 치매로 생을 마감했다. “I am 16 going on 17…”을 불렀던 아름다운 배우. 아버지에게 특별한 영화였고 돌아가실 때 나에게 이 영화 관련 기적적 일들이 있었어서 따로 그에 대해 기록하려 한다.
한 유튜브에서 세상의 종말이 가까움을 예언하며 한 목사님이 2016년에 중요한 인물들이 많이 죽었고 그것이 다가오는 앤드타임과 관련이 있다고 했는데, 맞는지 모르지만 그 말을 듣고 아버지와 이 여배우를 생각했다.
어제는 오늘이 아버지가 세상에 없는 첫 생신이라고, 카드도 선물도 이제는 보내드릴 수 없다고 슬퍼했는데, 오늘 일기장을 펼치고 날짜를 기록하며 뭔가 특별한 의미의 날인 것 같아 이렇게 기록한다.